61세 백지연이 50대에 편의점 음식을 멀리하기 시작한 날

백지영 방송 화면
마흔이 지나고 나서야 밥상이 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인 백지연(61)은 50대부터 편의점 음식과 가공식품을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
  • 편의점 도시락, 라면을 멀리하게 된 계기
  • 자연식품 위주 식단이 몸에 남긴 것들
  • 나트륨·가공식품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할 때 그나마 건강하게 먹는 법

카메라 앞에 서지 않는 시간

화면이 꺼진 뒤의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방송이 끝나고 조명이 꺼지면, 대부분의 앵커들은 자리를 정리하고 분주히 사라진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자리에 남아 무언가를 천천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다. 백지연이 그런 사람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가 50대에 접어들면서 밥상을 바꿨다는 건, 어느 날 문득 멈춰 서서 자기 자신을 바라봤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른여덟에 스튜디오를 떠나고, 예순 하나가 된 지금도 그 사람은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선다. 달라진 건 얼굴이 아니라, 매일 먹는 것들이었다.

61세. 숫자로만 보면 그냥 지나칠 나이다. 하지만 그녀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꺼낸 말은 생각보다 담백했다.

"편의점 음식을 멀리하라고, 브라이언이 그냥 한 줄로 얘기했다더라."

브라이언 존슨. 미국의 억만장자. 노화를 거스르기 위해 매일 수십 가지 측정을 하는 남자. 그 사람이 한 줄로 정리한 것을 그녀는 차분하게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유행처럼 따라 할 법한 이야기를 그녀는 이미 몸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 * *

그 음식들이 편의점에 있었다

라면 한 봉지를 손에 드는 순간을 생각해본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된다. 3분이면 충분하다. 냄새가 먼저 온다. 그리고 먹고 나면 어딘가 후회가 남는다. 이 후회의 정체를 우리는 오래 외면해 왔다.

라면 한 봉지에 담긴 나트륨은 800mg에서 많게는 1500mg까지 올라간다. 세계보건기구가 하루에 권장하는 양이 2000mg이다. 한 끼로 하루치 나트륨의 절반 이상을 채우는 셈이다. 문제는 그 한 봉지에 채소도, 식이섬유도, 단백질도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실제로 주 2회 라면을 섭취한 사람들에게서 복부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을 포함한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약 68%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숫자는 설득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 몸이 먼저 말을 걸어온다.

왜 어떤 음식은 먹고 나면 더 공허해질까. 배는 불렀는데 뭔가 부족한 느낌. 그건 착각이 아니다.
* * *

편의점 도시락 71개를 열어봤더니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편의점 5곳의 도시락 71개 제품을 분석했다. 결과는 단순했다. 과일군이 포함된 도시락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우유나 유제품이 들어간 제품은 전체의 6%에 그쳤다.

도시락 뚜껑을 열면 쌀밥이 있고, 고기반찬이 있고, 어묵이 있다. 간단하고 빠르고 저렴하다. 하지만 비타민 C는 없고, 철분은 부족하고, 칼륨과 칼슘도 기대하기 어렵다.

백지연은 영상에서 말했다. "자연에서 온 그대로의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거창한 선언이 아니었다. 마트에서 채소를 고르는 손의 방향을 바꾸는 것. 그것이 그녀가 50대에 시작한 일이었다.

신선한 채소, 단백질, 복합 탄수화물. 말은 쉽다. 그것을 매일 실천하는 일은 조용한 싸움이다.

* * *

그래도 먹어야 한다면

세상일이 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야근이 길어지는 밤, 아무것도 차릴 수 없는 날, 편의점 불빛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라면 수프를 반만 넣는 것. 밀가루 면 대신 곤약면이나 두부면을 써보는 것. 계란 하나, 두부 한 조각, 미역 한 줌을 더하는 것. 그날 먹지 못한 바나나 하나를 나중에 챙기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조금 더 신경 쓰는 쪽으로 손을 뻗는 것. 그것만으로도 달라지는 날이 쌓인다.

사람들은 왜 비슷한 후회를 반복할까. 먹고 난 뒤에야 아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먹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기 시작한다.
* * *

밥상이 바뀌던 날

50대가 되어 밥상을 바꾼다는 건, 어쩌면 자기 자신과의 긴 대화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편하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

백지연이 유튜브 영상에서 꺼낸 이야기는 거기서 왔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이력도, 건강 전문가의 권위도 아니라, 그냥 어느 날 냉장고 앞에 서서 무언가를 바꿔보기로 한 결심.

그리고 오늘도, 그 사람은 채소를 씻고 있을 것이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저녁 햇빛이 부엌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간이었다. 흐르는 물소리만 들렸다.
왜 어떤 음식은 먹고 나서도 허전할까요.
배를 채우는 것과 몸을 채우는 것은 다른 일이기도 합니다. 열량은 충분한데 필요한 것이 없는 상태, 그게 오래되면 몸이 먼저 알아챕니다.
식단을 바꾸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습관은 몸보다 먼저 반응합니다. 손이 먼저 라면 봉지를 집어들 때, 머리가 뒤따라 오는 식이죠.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선택을 조금 더 자주 바꾸는 편이 오래갑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선택이 정말 달라질까요.
수프를 반만 넣은 날의 기억은 쌓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한 번, 그것으로 충분한 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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