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도시락, 라면을 멀리하게 된 계기
- 자연식품 위주 식단이 몸에 남긴 것들
- 나트륨·가공식품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할 때 그나마 건강하게 먹는 법
카메라 앞에 서지 않는 시간
화면이 꺼진 뒤의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방송이 끝나고 조명이 꺼지면, 대부분의 앵커들은 자리를 정리하고 분주히 사라진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자리에 남아 무언가를 천천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다. 백지연이 그런 사람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가 50대에 접어들면서 밥상을 바꿨다는 건, 어느 날 문득 멈춰 서서 자기 자신을 바라봤다는 뜻이기도 하다.
61세. 숫자로만 보면 그냥 지나칠 나이다. 하지만 그녀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꺼낸 말은 생각보다 담백했다.
"편의점 음식을 멀리하라고, 브라이언이 그냥 한 줄로 얘기했다더라."
브라이언 존슨. 미국의 억만장자. 노화를 거스르기 위해 매일 수십 가지 측정을 하는 남자. 그 사람이 한 줄로 정리한 것을 그녀는 차분하게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유행처럼 따라 할 법한 이야기를 그녀는 이미 몸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그 음식들이 편의점에 있었다
라면 한 봉지를 손에 드는 순간을 생각해본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된다. 3분이면 충분하다. 냄새가 먼저 온다. 그리고 먹고 나면 어딘가 후회가 남는다. 이 후회의 정체를 우리는 오래 외면해 왔다.
실제로 주 2회 라면을 섭취한 사람들에게서 복부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을 포함한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약 68%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숫자는 설득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 몸이 먼저 말을 걸어온다.
편의점 도시락 71개를 열어봤더니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편의점 5곳의 도시락 71개 제품을 분석했다. 결과는 단순했다. 과일군이 포함된 도시락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우유나 유제품이 들어간 제품은 전체의 6%에 그쳤다.
도시락 뚜껑을 열면 쌀밥이 있고, 고기반찬이 있고, 어묵이 있다. 간단하고 빠르고 저렴하다. 하지만 비타민 C는 없고, 철분은 부족하고, 칼륨과 칼슘도 기대하기 어렵다.
신선한 채소, 단백질, 복합 탄수화물. 말은 쉽다. 그것을 매일 실천하는 일은 조용한 싸움이다.
그래도 먹어야 한다면
세상일이 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야근이 길어지는 밤, 아무것도 차릴 수 없는 날, 편의점 불빛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라면 수프를 반만 넣는 것. 밀가루 면 대신 곤약면이나 두부면을 써보는 것. 계란 하나, 두부 한 조각, 미역 한 줌을 더하는 것. 그날 먹지 못한 바나나 하나를 나중에 챙기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조금 더 신경 쓰는 쪽으로 손을 뻗는 것. 그것만으로도 달라지는 날이 쌓인다.
밥상이 바뀌던 날
50대가 되어 밥상을 바꾼다는 건, 어쩌면 자기 자신과의 긴 대화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편하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
백지연이 유튜브 영상에서 꺼낸 이야기는 거기서 왔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이력도, 건강 전문가의 권위도 아니라, 그냥 어느 날 냉장고 앞에 서서 무언가를 바꿔보기로 한 결심.
그리고 오늘도, 그 사람은 채소를 씻고 있을 것이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