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을 자꾸 미루는 이유, 나는 어떤 유형일까
세금 신고서를 열어놓고도 손을 대지 못하거나, 과제를 마감 며칠 전까지 미뤄두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루는 이유가 사람마다 전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게으르거나 시간 관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행동에 나서려는 힘과 그것을 늦추려는 힘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루는 습관에도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왜 어떤 사람은 미리 끝내야 마음이 편하고, 어떤 사람은 마감 직전까지 손을 대지 않을까요. 수백 건의 관련 연구를 검토한 결과, 미루는 행동은 크게 아홉 가지 패턴으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멈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즐거움을 좇다가 일을 미루는 사람도 있습니다. 같은 미루기라도 원인이 다르면 해결책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유형
걱정형 — 잘못될까 봐 시작을 못 하는 경우
일을 시작했다가 결과가 나빠질까 봐 아예 손을 대지 않는 유형입니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으려고 시작 자체를 계속 늦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관형 — 해도 안 될 거라 미리 단정하는 경우
자신이 성공할 확률을 실제보다 낮게 잡는 유형입니다. 노력해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생각해 시작할 힘을 잃습니다.
완벽주의형 — 완벽하게 못 할 바엔 시작하지 않는 경우
모든 결과물이 흠 없이 완벽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두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할까 봐 시작을 미루거나 지나친 기준에 지쳐 도중에 포기하는 유형입니다.
다른 곳에 마음이 가 있어서 미루는 유형
몽상가형 — 상상 속에서만 해내는 경우
지금 해야 할 일을 실제로 하는 대신, 목표를 이룬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 시간을 쓰는 유형입니다.
갈팡질팡형 — 이것저것 손대다 끝을 못 보는 경우
여러 일에 관심이 분산되어 한 가지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는 유형입니다. 이 일 저 일을 오가지만 정작 마무리되는 일은 드뭅니다.
반항아형 — 통제받는 느낌이 싫어서 미루는 경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다른 사람이 정해준 일을 미루면서 은연중에 자율성을 되찾으려 하는 유형입니다.
즐거움과 피로에서 비롯되는 유형
스릴추구형 — 마감 압박을 즐기는 경우
마감이 임박했을 때 느끼는 긴장감을 오히려 즐기는 유형입니다. 시간이 충분해도 일부러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쾌락주의형 — 지금 당장의 즐거움이 우선인 경우
해야 할 일보다 지금 당장 즐거운 일을 우선하는 유형입니다. 먼 미래의 목표보다 눈앞의 만족에 더 큰 무게를 둡니다.
번아웃형 — 해야 하는 건 알지만 지쳐버린 경우
몸과 마음이 이미 지쳐 있어 해야 할 일을 시작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은 유형입니다. 과도한 몰입이나 지속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루는 습관, 어떻게 다뤄야 할까
미루는 습관을 고친다는 것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생산적인 일만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죄책감이나 스트레스 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때에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미루는 습관에 시간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스스로 어떻게 시간을 쓸지 선택하는 힘을 되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날수록 미루는 습관을 다스리는 능력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도구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을 언제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